케이팝 팬과 케이팝 광신도는 같지 않다.
케이팝 팬은 케이팝 광신도를 포함하지만 그 반대는 아니다.
광신도는 집착적이어야 한다. 근데 이제 집착을 아이돌한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케이팝에 미쳐야 한단 거다.
이미 케이팝 특징은 정해져있다.
방구석 ㅈ문가는 그런 거 하나하나 적을 깜냥이 되지 못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그렇다.
적게는 서너명이 많게는 13인 이상이 노래하는 게 케이팝이면서 트랙도 그렇게나 쌓아 올리면서
그거 그냥 멜론 유튜브 뮤직 애플 뮤직에서 하나로 합쳐진 음원 듣는 거로 썩혀버릴 겁니까?
인정할 수 없다. 이것을 인정할 수 없는 채 이미 10년 이상을 살아왔지만 이대로라면 앞으로 20년 간 또 인정할 수 없단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한단 것이다.
케이팝 광신도는 자고로
윈도우XP 시절에 골드웨이브와 우타고에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 화음 추출해서 듣고
YG에서 Instrumental 음원 팔던 사이트를 기억하며
한국 아이돌의 일본활동을 지켜보며 싱글에 넣어주는 inst 트랙을 감사히 여겼던 성품을 지니고 있고
SM이 낳은 적폐 키노 앨범을 구매하여 입을 틀어막고 청취한 추억이 있으며
앨범을 사서 작사작곡편곡가는 물론이고(이 정도는 사실 앨범 받기 전에 음원 사이트에서 먼저 본다) 백그라운드 보컬과 코러스에 참여한 사람이 누구인지, 보컬 디렉팅은 누가 봤는지, 프로듀서는 누군지에 몹시 집착하며
조용한 곳에서 헤드폰으로 노래 들으며 지금껏 듣지 못한 악기 소리 백보컬을 찾으면 감동 받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밤낮으로 유튜브에 어쩌고저쩌고-랄라라랄라노래제목룰루랄라 inst/hidden vocals/background vocals/acapella 이런 거 검색해서 들으며 웅장한 울림을 느끼는 부류다.
아이돌 산업에 속한 관계자님들은 이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이들은 케이팝을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
이들을 감동시켜 영원한 케이팝 노예로 만드는 방법. 공짜로 알려준다.
1. 아이돌이 백보컬 화음 깎는 장면을 매우매우 길게 보여준다.
2. 꾀꼬리같은 목소리, 옥구슬 굴러가는 음색으로 음정 박자 기가 막히게 정확하게 찍어내고 하이노트 쳐내는 장면을 입수해서 유튜브에 올린다.
3. 디렉터의 독특한 디렉을 받고도 소화해내는 천재 아이돌의 모습을 보여준다.
4. 녹음 현장에서 자신이 해석해온 대로 불렀을 때 감격하는 디렉터의 모습을 기록하고 방출한다.
5. 성대 컨트롤 발음 컨트롤 하는 아이돌을 보여준다.
6. 그룹 멤버들 앉혀놓고 활동할 앨범 음악 얘기를 한다.
7. 아이돌이 A&R팀과 작곡/작사/편곡자와 보컬 디렉터, 프로듀서를 만나 녹음 및 준비 과정을 추팔하고 음악 얘기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컨텐츠를 만든다.
8. 공들여서 따놓은 트랙을 썩히지 않고 돈 받고 서비스화 할 수 있도록 궁리한다.
이상입니다.
이것들을 실행하면 광신도는 물론 케이팝 팬, 아이돌 팬덤 역시 매우 강화될 것입니다. 이것을 드러낼 수 없는 아이돌은... 그들의 방식으로 알아서 살아남겠지요.
부디 아무나 읽어주시길 바라며.
아이케이팝유
